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미개발 일반상업지역인 황학동 일대 33만 7,980㎡의 일반상업지역을 대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대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도심의 마지막 ‘금싸라기’ 황학동 일대의 개발 시계가 빨라진다.
이번 황학 지구단위계획은 개발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다. 계획안에는 △특별계획(가능)구역 대폭 지정 △건축물 높이 완화 등 정비 활성화와 함께, △주차‧녹지공간 확보 △도로망 개편 등 낙후된 기반시설 개선 방안이 포함됐다. 구는 이달 31일까지 ‘황학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재열람공고하고, 오는 19일 저녁 7시 신당누리센터에서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대상 구역은 중구 동쪽 끝으로, 성동구와 맞닿아 있다. 남북으로 퇴계로와 청계천, 동서로 난계로와 다산로를 경계로 하며, 마장로가 구역 가운데를 동서로 가로지른다. 중앙시장과 주방가구거리, 지하철 신당역(2‧6호선)이 위치해 있으며 구역 서부는 전통시장, 구역 동부는 주거지로 구분된다.
이 지역은 일반상업지역임에도 30년 넘은 노후 건물이 90%에 달하고, 5층 이하 건물은 74%에 이른다. 특히 전체면적의 84%에 달하는 150㎡미만 소규모 필지와 복잡한 배치, 합벽건축(두 건물 사이 공간 없이 붙여서 지은 건물)은 개별 정비를 가로막아 지역 쇠퇴를 가속화했다. 여기에 전반적인 상권 침체와 양극화, 열악한 주거환경과 부족한 기반시설 등으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구는 황학동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지역 현안 해결에 나섰다. 우선 대상구역 내 전통시장들을 포함한 37%(12만5천㎡)를 특별계획구역(3개)과 특별계획가능구역(1개)으로 지정한다. 역세권인 마장로 남측은 상업‧업무‧문화‧주거 복합기능으로, 마장로 북측은 주거기능을 중심으로 생활지원을 위한 문화‧상업기능을 더하는 등 대규모 전략개발을 유도한다. 구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로 확보되는 공공공간을 개방형 녹지와 보행통로로 활용하는 구상도 담았다.
건축물 높이는 서울시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계획에 따라 20~80m로 엄격하게 제한받고 있으나, 계획안에서는 50~120m까지 크게 완화했다. 아울러 특별계획구역 외 구역은 주거환경 보호를 위한 체계적 개발이 이뤄지도록 공동개발과 최대개발규모(1천~3천㎡)를 밀도있게 적용했다.
황학 지구단위계획안은 지난 2022년 10월 처음 주민들에게 열람공고됐다. 하지만 당시 계획안은 소극적 관리 차원에 머물러 개발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길성 구청장의 정비사업 활성화와 도심 활력 부여에 대한 정책 지향을 토대로 2년간의 검토와 조율을 거쳐 보다 실효성 높은 계획으로 다듬어, 이번에 다시 열람공고를 진행하게 됐다. 중구는 열람공고 이후 남은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올해 안으로 결정고시할 계획이다.
김길성 구청장은 “황학동은 뛰어난 입지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발이 묶여 있었다”며 “토지가 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규제를 풀어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고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