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날 해양경찰관, 자전거 타다 쓰러진 50대 심정지 환자 구해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부산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부산해경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가족 감사의 글과 홍명훈 경사/제공=부산해경
부산해경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가족 감사의 글과 홍명훈 경사/제공=부산해경

부산해경에 따르면, 장비관리과에 근무하는 홍명훈 경사(41)는 지난 1월 24일 비번을 맞아 자전거를 타던 중 오후 2시께 양산시 물금 화제쉼터 인근에서 뒤따라오던 50대 남성이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남성의 상태를 확인한 홍 경사는 호흡이 정상적이지 않고 맥이 잡히지 않아 심정지를 의심했고, 인근에 있던 시민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는 동시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고 지점이 외진 곳이어서 119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는 20분 넘게 걸리고, 인근에 자동제세동기(AED)도 없어 가슴 압박 외에는 별다른 응급처치를 할 수 없던 상황.

더구나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지 10분 정도 지나 홍 경사의 체력도 떨어지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가슴을 압박하는 깊이가 얕아 제대로 된 처치가 어렵다고 판단, 홍 경사 혼자서 심폐소생술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분 정도 지난 오후 2시 30분께 구급차가 도착했고 구급대원이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전기 충격을 실시하자, 쓰러진 남성의 심박이 돌아왔다. 홍 경사는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발길을 돌렸다.

이 사실은 쓰러진 남성의 가족이 부산해경 홈페이지 내 '칭찬해주세요' 게시판에 사연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남성의 가족은 "심장이 멎어 1분 1초가 생사를 가르는 긴박한 상황에 지체 없는 심폐소생술이 이뤄져, 아버지는 심각한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홍 경사에게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홍 경사는 이를 정중히 거절하며 오히려 아버지의 안부를 걱정하고 쾌유를 바라줬다"면서 "경찰이 생명을 수호하는 숭고한 사명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홍 경사는 "경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장시간 심폐소생술을 했는데도 남성분이 온전히 회복돼 오히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양산소방서는 홍 경사를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 '하트세이버' 대상자로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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