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필자는 부산제대군인지원센터(이하 '제군센터') 주관으로 울산보훈지청에서 열린 '찾아가는 순회상담'에 다녀왔다. 매월 진행되는 이 행사는 울산과 양산에 거주하는 군에서 5년 이상 복무하고 제대한 군인이라면 누구나 미리 예약 신청하고 참석할 수 있다.
그리고 제대를 앞두고 사회진출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 대신,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데다가 하루라는 시간적 한계로 인해 6명 내외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니, 참석을 희망하는 이들은 조금 서둘러 전화나 제대군인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하기 바란다.
필자가 그동안 몇 차례에 방문해 본 경험으로는, 대개 구직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이곳에 많이 오는 것 같다. 물론 최근에는 본인 스스로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음 없이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구직정보를 검색하고, 미리 작성해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 입사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생계 찾기'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자신의 적성과 경력은 저 뒤로 물리고, 인터넷에서 너무 방대한 채용정보를 일일이 모두 챙기기 쉽지 않을 때, 순회상담을 이용하면 조금 멀리(?) 있는 부산센터에 방문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구직에 보탬이 된다.
이 상담에 참석하는 회원들 모두 다양한 상황과 여건에 처해 그들이 바라는 니즈(요구)가 다양하다. 필자가 그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몇 년 전 부산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한 적이 있어서 감회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현재는 한 직장에 몸담고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인 구직이 아닌 제대군인 지원에 대한 최신 제도 및 정책과 교육훈련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덤으로 함께 근무했던 동료와 안부도 나눌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것이다.
매번 행사를 담당하는 상담사가 바뀌지만, 이번에는 센터 취업상담팀에서 근무하는 김00 선임상담사가 진행했다. 그는 제대군인 취업 분야에 베테랑으로, 현재 제군센터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면서 직업상담의 실무지식이 상당히 해박하다. 비교적 젊은 그는 동료에 비해 빨리 승진해 최상위 직급인 '선임상담사'인 것만 보아도 그 능력과 면모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필자와 함께 근무할 때도, 그는 온화한 성품으로 회원들에게 따뜻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부산 출신이다 보니 네트워크가 다양해 풍부한 채용정보와 현장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능력 또한 탁월했다. 필자는 애초 예약했던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먼저 방문한 회원을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그들이 상담하고 안내받는 사례를 잠시 엿들으며 간접경험도 할 수 있었다.
먼저 온 분은 여군 출신이었는데, 사회복지 분야로 취업을 희망하고 있었다. 울산 복지기관의 채용정보와 함께 제군센터의 사이버교육 제도를 안내받았다. 사이버교육은 1년에 최대 12과목(월 3과목)까지 무료로 지원되는데 자격취득·채용시험·외국어 등 1000여 개 과목으로 구성돼 있어서 꽤나 유용하다. 특히 사회복지사(2급) 학점은행제 과정이 개설돼 있어서 자격취득도 가능하다.
다음 온 분은 해군 부사관 출신으로, 경비 및 보안직종의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 분은 상담받는 자세와 태도에서 구직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미리 스스로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보고 고민한 흔적들이 보여 깊이가 남다름을 느껴졌다. 실업 상태인 군인연금 비수혜자를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 지원하는 전직 지원금(매월, 중기 복무자는 58만 원, 10년 이상 장기복무자는 81만 원씩) 수혜가 종료되기 전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는 마침, 울주군 서생면에 거주하고 있어서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에게 주어지는 가산점을 활용해, 발전소 청원경찰 임용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대자격인 경비지도사와 특수경비원 신임교육 참여를 원했는데, 경비지도사는 제군센터 사이버교육을 활용하고, 특수경비원 교육은 센터에서 시행하는 '전문교육기관 위탁교육'에 참여해 보는 것으로 안내받았다.
이 위탁교육은 제군센터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매년 바뀌지만, 작년에 실시한 특수경비원 신임교육 과정이 꽤나 인기가 있어서 올해도 개설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교육비는 개인이 먼저 납입한 후에 수료할 때 90%를 돌려받을 수 있으니, 부담도 덜 하다. 관련 법령에 따라, 일반 경비원과 달리, 무기를 휴대하는 특수경비원은 개인이 별도로 교육을 신청할 수 없고, 특수경비업체에 채용된 자만 교육에 입교할 수 있으니, 제군센터에서 마련한 이 교육은 관련 직종의 취업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필자가 타 회원의 사례를 조금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비슷한 사정에 있는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면서, 동시에 필자 또한 막 제대해서 가지지 못했던 '명확한 구직목표'를 품은 모습이 부럽기도 해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대군인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취업할 수 있는 직종이나, 생계를 위해 일단은 취업해서 근무해보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이직하면 된다는 식 등의 구직계획은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자신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이뤄지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제군센터에서 상담을 통해, 자신의 적성·경력·흥미를 확인하고 희망하는 임금수준·근무지역·근무여건 등 다각적으로 검토한 뒤, 구직목표를 탄탄하게 설계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그러니, 당연히 제대군인 취업에 특화된 제군센터를 찾아서 구직을 도와줄 전문가와 만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
필자는 이번 상담을 통해, 현재는 직장에 몸담고 있지만, 향후 퇴직 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최근 채용시장 환경과 분위기에 대해 확인 할 수 있었고, 동시에 미리 준비해야 할 자격증, 자기계발에 대해 고민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또 3월 말에 진행하는 '회복탄력성을 위한 변화관리 및 힐링워크숍'도 신청했는데, 프로그램 과목 중에 '자기 이해와 변화 관리' 강의에 대한 기대가 컷기 때문이다. 근무 중에는 시간에 쫓겨 오프라인으로 청강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이번에 예비역 고급장교 출신인 취업상담팀장님께서 직접 강사로 나선다고 하니, 제대군인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가 제대하면서 진정 뼈져리게 느낀 것은, 바로 군문을 나서기 전부터 꾸준히 자신을 자극하고 동기부여 하면서, 변화와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돌아보면, 현역시절에도 미래에 대해 준비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짜임새 있지 못했고, 현실에 조금 안주했었다는 점을 자성한다.
당시에는 제대하기 전부터 미리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은, 사실 전우에게 눈치 보이는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제 사회적 분위기도 변화했으니, 제대를 앞두고 있다면 근무시간에는 자신의 열정을 다하고, 일과 후나 여가시간을 적절히 활용해서, 미래를 차근차근 계획성 있게 준비하길 당부드린다.
국가와 국민, 안보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제대군인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적지 않다. 그 수혜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제군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 단언코 말씀드릴 수 있다. 오직 제대군인, 당신의 취업과 밝은 내일을 위해 늘 고민하는 전문가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해 이미 알려졌지만, 요즘 채용시장이 국내 경기침체, 미국의 보호무역정책 등으로 냉랭한 상황이다. 그러니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 당신에게 푸근한 상담을 선사하고 구직을 위한 설계부터 지원서(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 면접(AI면접, 동행면접) 등까지 원스탑으로 무상 지원받을 수 있는 제군센터의 문을 망설이지 말고 두드려 프로(상담사)들을 만나보길 권하고 싶다.
최근 미국 제대군인의 취업률이 97%(2023년, 미국 노동통계청 자료 기준)을 비롯해 영국·프랑스·일본도 모두 90%가 넘는다. 우리의 취업률도 과거보다 점차 상승하고 있지만, 제대군인 본인과 정부 및 기업체, 사회 모두가 함께 손을 맞잡고 노력한다면 다양한 한계를 극복하고 성과를 달성하는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자신이 원하는 구직목표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고 반드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자신감이다. 누구나 아는 명언이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