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식물성 식단이 중년 및 노년층의 우울 증상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식물성 식단의 품질이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는 중국의 전국 단위 건강·영양조사인 'China Health and Nutrition Survey(CHNS)' 데이터를 바탕으로, 45세 이상 성인 3,1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의 식이 정보는 식품 빈도 설문지(FFQ)를 통해 수집됐으며, 우울 증상은 9항목 환자 건강 설문지(PHQ-9)를 통해 평가됐다.
연구진은 식품을 17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세 가지 유형의 식물성 식단 지수를 개발했다. △식물성 식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전체 식물성 식단 지수(PDI)’ △과일·채소·통곡물 등 건강한 식물성 식품 위주의 ‘건강한 식물성 식단 지수(hPDI)’ △정제 곡물·감자·설탕 음료 등 건강하지 않은 식물성 식품 중심의 ‘건강하지 않은 식물성 식단 지수(uPDI)’가 그것이다.
분석 결과, hPDI 점수가 높은 그룹일수록 우울 증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hPDI가 가장 높은 상위 25%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 확률이 약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uPDI 점수가 높은 그룹은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81% 더 높았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성별, 연령, 교육 수준, 운동, 흡연, 음주 등의 다양한 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hPDI와 우울 증상 간의 부정적 연관성은 여성과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물성 식품을 단순히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는, 어떤 종류의 식물성 식품을 선택하느냐가 정신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건강한 식물성 식품(과일, 채소, 콩류, 통곡물 등)의 섭취는 우울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되며, 반대로 정제 곡물이나 당이 많이 든 음료 등은 오히려 정신 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식단이 우울 증상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를 명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연구 대상이 중국인 중·노년층으로 한정돼 있어, 다른 인구 집단에도 동일한 결과가 적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정신 건강을 위한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며, 건강한 식습관이 우울증 예방의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는 장기적인 식단 변화와 정신 건강 간의 인과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