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17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한지민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3/7289_13411_5113.jpg)
홈플러스 물품구매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에 가입했지만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은 ‘치밀한 사기극’이라고 규탄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17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국회 의원회관에서 홈플러스 전단채 구조와 문제점, 피해규모 등을 알리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비대위 이의환 상황실장은 “이번 회생신청은 사실상 전단채 등 단기채권의 재무 변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치밀한 계획에 따라 시행된 사기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홈플러스가 지난달 25일 늦은 오후 신용등급 강등사실을 알았다고 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통상 신용평가사는 1월 말 재무제표를 평가대상 업체로부터 받고 난 뒤 신용등급을 적어도 보름 전에 업체에 알려 준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가 (회생신청을 하기) 2~3일 전에 이걸 알았다는 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25일에 버젓이 ABSTB가 820억원이 판매됐고 신용등급 하락이 공시된 28일 오후에도 계속 판매되고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반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4일 00시 03분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으며 같은날 오전 11시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채무에 대한 원리금 상환은 일시 중단됐다.
이 실장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의 “회생절차 내 전액 변제” 발언은 사실상 변제 의사가 없다는 뜻과 같다고 비판했다. 회생계획을 따를 경우 무담보채권은 최대 10년 동안 10% 이하의 금액만 상환되고 나머지 90%는 사실상 회수가 불가하다는 지적이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이 전단채 구조 및 문제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지민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3/7289_13412_5227.jpg)
이날 열린 긴급 간담회에선 사례발표도 진행됐다.
피해자들은 가입 당시 판매 증권들사로부터 ‘MBK가 망합니까, 홈플러스가 망합니까’라는 말 등으로 안내받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운영자금, 전세자금, 노후준비 및 사업자금, 딸 결혼식 자금을 투자했지만 사실상 못 받게 될 위험에 처했다.
A씨는 “가입 당시 노후자금에 딸 결혼자금이니 안전한 상품으로 해달라고 했더니 프라이빗 뱅커(PB)가 안전상품이라고 했다”라고 토로했다.
고령인 B씨는 “당시 단기로 여유자금을 활용하기 좋다는 추천을 받고 계약했다”라며 “(가입 당시) 지금처럼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하락해 회생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위험했다면 이런 채권에 가입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가 가입한 채권은 무담보이고 유령채권이라서 채권자 등록도 못한다는데 그런 채권이라는 건 생각도 못했다”라며 “명백한 사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홈플러스는 매입채무유동화 채권이 회생절차를 통해 전액 변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증권사에 의해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 포함)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지만 그 변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홈플러스에 있다”라며 “해당 채권들이 전액 변제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증권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따라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