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대학교 및 동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한 최현익 작가는 1991년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파격적인 수묵화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그의 예술 인생은 탄탄대로일 것 같았으나 화가의 길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수묵화가 짧은 시간에 만족할 만한 그림으로 완성되는 예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다시금 수묵화의 기본에 충실한 기초적 표현기법에 천착하는 시간을 보냈고, 자연 스케치에 몰두하게 되어 열심히 풍경작업을 했다. 그렇게 자연을 스승 삼아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자기 작품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꼈고, 코로나 팬데믹 때 어릴 적 그렇게 그려보고 싶었던 작품에 전념한 끝에 현재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렇듯 길, 종, 씨앗, 꽃잎, 피아노, 별, 달 등 어린 날에 흔히 보고 느낀 것들을 소재로 먹을 통한 정물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은 최현익 작가는 지금까지 22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단체 및 초대전 300여 회에 참가했으며, 제16회 예총 예술문화 공로상, 2011 미술인의 날 미술인 본상 등을 수상했다.


◇ 먹과 호분을 섞어 쓰는 혁신적 수묵화 선봬
“저는 먹에 호분이라는 재료를 섞어서 썼습니다. 재밌는 점은 호분은 종이에 뜨는 재료고 먹은 종이에 스며드는 재료라는 점입니다. 성질이 반대이기에 기존 미술교육에서는 이 둘을 섞어 쓰면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일반적 통념을 깬 기법에 매진하여 수묵화를 새로운 느낌으로 표현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최현익 작가는 자신의 희망과 꿈과 사랑과 욕망과 같은 생각을 한눈에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에서는 사랑이라는 대전제 속에서 꿈과 희망이 솟아나는 그림을 선보이게 됐으며, 전시 명 역시 ‘꿈과 희망의 태동’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번 전시의 축사를 맡은 한국미술비전25 황제성 대표는 “‘희망의 태동’ 시리즈 작품들은 다양한 정물의 모습으로 삶을 반추하고 쪽빛의 푸른 물결이 그림의 전체적 분위기를 청량감 있게 했다”라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최현익 작가는 이러한 아이디어로 새롭게 그려지고 발전되는 수묵화가 미력하나마 후학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 머물지 말고 변하자!
“원래 전시는 하나의 테마를 정하여 비슷하게 그리는 경향이 많은데, 저는 이번에 욕심을 내서 소재도 느낌도 조금씩 바꿔서 제 그릇을 조금 더 큰 그릇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저의 차기 전시에 관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 길을 계속 가다 보면 저의 웅장한 미래가 반드시 펼쳐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머물지 말고 변하자’라고 약속했다. 자신이 화가인 만큼 늘 변하면서 생명이 꿈틀거리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하는 최현익 작가. 이를 통해 그가 수묵화의 새로운 면모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선사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