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21년 11월 시작한 신차 소비자 초기 반응(AIMM : Auto Initial Market Monitoring) 조사에서 앞으로 2년 내 신차 구입의향이 있는 소비자(매주 500명)에게 출시 전후 1년 이내(출시 전, 출시 후 각각 6개월)의 국산·수입 신차 모델(페이스 리프트는 제외)에 대한 인지도, 관심도, 구입의향 등을 묻고 있다.
중국 BYD가 1월 16일 국내 출시한 전기 SUV ‘아토3’를 중심으로 구입의향 등 소비자 반응을 비교했다. 구입의향은 ‘그 모델을 앞으로 2년 이내에 구입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습니까’라는 4점 척도 문항에 ‘구입할 가능성 조금(3점)+많이(4점) 있다’ 응답 비율이다.
인지율(24%)에 비해 구입의향(5%) 아직 낮아

아토3는 출시 후 3주차(W+3)인 2월 1주(3일 시작 주) 조사에서 구입의향 5%를 기록했다[그림1]. 출시 전 6주 연속 1% 안팎으로 미미했으나 출시주(W-Week)에 2%, W+1주에 3%로 올랐고 이어 2주 연속 5%를 찍고 있다. 이전 조사의 평균 구입의향률(출시 전 5%, 출시 후 8%대)에는 3~4%p 낮은 수준이지만 남다른 상승 추세는 주목할 만하다.
인지율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출시 전 6주간 내내 3%대를 유지해 전체 평균(14%대)에 크게 미달하다가 출시 후에는 22%(W+2), 24%(W+3)로 급등해 단기간에 평균(각각 22%, 23%)을 따라잡았다[그림2]. 출시 직후 소비자 반응이 동반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긴 해도 아토3의 인지율 상승세는 특히 괄목할 만하다. 예상보다 낮은 판매가격이 관심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아토3의 인지율과 구입의향(이하 W+3주 기준 24%, 5%)은 경쟁모델로 거론되는 기아의 ‘EV3’(60%, 22%)나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5%, 14%)에 비하면 아직 크게 열세다. 그러나 비슷한 수입 전기 SUV 모델인 볼보 ‘EX30’(13%, 6%)과 비교하면 인지율은 크게 앞서고 구입의향은 엇비슷하다.
중국산 거부감 높지만 가성비가 변수
아토3의 급상승 이유는 무엇보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일반 모델이 3150만원, 플러스 모델은 3330만원으로, 보조금을 반영하면 최상위 트림을 313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공식 출시와 함께 예상외로 낮은 판매가를 전격 발표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효과가 컸다. 구입의향의 선행지표인 인지율이 더 빠르게 상승해 평균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구입의향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
걸림돌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높은 거부감이다. 실제로 BYD 상륙 전인 작년 9월 AIMM 조사에서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9%에 그쳤다(참고.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입의향? 10명 중 9명은 ‘없다’ ’24.09.27). 국내 소비자의 인식이 좋지 않은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점, 보조금이 국산보다 적은 것도 약점이다.
구입의향 추가 상승 가능성

주목할 부분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가격 조건에 따라 소비자의 구입의향이 급등했던 점이다. 실제 앞의 AIMM 조사에서 중국 브랜드 전기차 값이 국산의 70~80% 수준이면 29%가, 50~60% 수준이면 61%가 구입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아토3의 공식 판매가격은 국산 경쟁 모델의 77~78% 수준이다. 동일한 조건(최상위 트림, 보조금 반영)에서 EV3가 4043만원, 코나 일렉트릭이 3994만원임을 적용했을 경우다. 중국 브랜드 전기차 가격이 국산의 70~80%이면 소비자 29%가 구입의향이 있다고 했음에 비춰보면 구입의향의 추가 상승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