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한국프로야구가 골프처럼 ‘멤버십’ 시대로 들어섰다. 이제 비싼 돈을 내고 사전에 ‘멤버십’을 구입하지 않으면 경기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운 시대가 됐다.
채널 A는 지난달 31일 한국프로야구 구단들이 앞다퉈 도입한 ‘멤버십’ 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멤버십은 구단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1년 기준 수백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A구단의 경우 년 멤버십 가격이 56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B 구단은 435만원 그리고 그 뒤를 C와 D 구단이 각각 300만원 중반대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그리고 이 멤버십이 있어야 예매 우선권을 주는데 이게 없으면 경기티켓을 구하기가 힘들다.
멤버십을 가지고 있는 회원은 예매가능 시간을 1시간 단위로 나눠 회원등급에 따라 표를 살 수 있게 한 구조에서 우선권을 갖는다. 때문에 멤버십이 없는 일반 야구팬들의 경우 현장에서 표를 살 수 있는 것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
선예매를 하지 않으면 표를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좋은 자리를 고를 수도 없는 현실이 됐다. 이로 인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멤버십이 없어 현장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야구팬들은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암표상들의 표를 구매할 수밖에 없게 된다. 멤버십으로 인해 프로야구 암시장이 갈수록 더 커지는 부작용을 낳은 셈이다.
이에 대해 매체와 인터뷰한 모 구단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를 제공해 팬 충성도를 높이는 차원이다”라며 “멤버십 아이디 대여나 암표 판매 등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채널 A와 인터한 야구팬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직관(직접관람)을 가는 건데 가기 전부터 (표 구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야구라는 취미가 이제 돈이 많아야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돼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는 생각을 내놓았다.
씁쓸하지만 프로야구가 어느새 ‘무전무표, 유전유표’의 시대가 되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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