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지드래곤(G-DRAGON)이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의 서막을 열었다.
31일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지난 29~30일 양일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위버멘쉬(Übermensch)’를 개최하고 6만여 명의 관객들과 마주했다. 공연 첫날의 한파를 극복하고 둘째 날 하늘을 날듯 강추위 속에서도 무대를 누비며 명불허전 ‘K팝 킹’의 위엄을 과시했다.
이번 콘서트는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적 개념인 위버맨쉬(Übermensch)를 예술적으로 표현해, 초인으로 거듭나는 3단계를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했다. 리얼 밴드 사운드로 꾸며진 무대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다양한 테크기술을 접목시킨 신비롭고 웅장한 무대 연출과 빅뱅(BIGBANG) 멤버인 태양, 대성은 물론 투애니원의 씨엘(CL)까지 게스트들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첫 챕터의 테마이자 세 번째 정규 앨범을 관통하는 ‘Übermensch’의 로고 영상으로 시작된 이번 공연은 스모그 연출 속 빨간 장미꽃으로 이뤄진 재킷을 걸친 지드래곤이 첫 곡 ‘파워(PO₩ER)’로 강렬하게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리며 등장했다. 파워를 상징하는 그래픽 요소가 눈에 띄는 LED 화면이 첫 등장과 함께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발매 이후 현재까지도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빅뱅의 완전체 곡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이 흘러나오자, 팬들은 뜨거운 환호성을 쏟아냈다. 토요일 공연에서는 스크린으로 등장한 태양과 대성이 일요일 공연에서는 게스트로 등장해 공연장을 후끈 달궜다. 이어 공연 말미에 다시 등장한 두 사람은 무대를 추가로 선보이며 현장을 찾은 팬들의 폭발적인 함성을 자아내는 한편 울컥하게 했다.
이와 함께 씨엘은 이틀 모두 등장해 ‘R.O.D.’와 ‘더 리더스(The Leaders)’를 열창해 힘을 보탰다. 지드래곤과 씨엘의 파워풀한 래핑과 완벽한 호흡, 씨엘의 독보적인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가 공연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지드래곤은 초인에 대한 개념을 담은 영상과 함께 두 번째 챕터인 ‘카멜(CAMEL)’의 막을 열었다. 화이트 롱 코트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보나마나(BONAMANA)’를 시작으로 ‘그 XX’, ‘Butterfly(Feat. Jin Jung)’, ‘너무 좋아(I Love It)’, ‘니가 뭔데(Who You?)’, ‘Today’, ‘삐딱하게(Crooked)’ 등 히트곡 무대를 이어갔다.
공연의 심볼인 ‘ÜBERMENSCH’로 꾸며진 의자에 앉아 ‘버터플라이(Butterfly)’를 부르는 그의 모습 위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영상 연출이 시선을 사로잡은 데 이어, ‘너무 좋아(I Love It)’에서는 지드래곤 특유의 감각적인 춤선이 더해진 댄스 브레이크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화려한 드론쇼가 박자에 맞춰 연주되듯 펼쳐지며 시작된 세 번째 챕터 ‘LÉO’에서는 투어의 상징인 위버맨쉬의 Ü 로고 형태를 활용한 초대형 ABR(에어 벌룬 석상)이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어 지드래곤 의 명곡인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에는 한국의 세계적인 비트박서 WING(윙)이 등장해 호흡을 맞췄고, ‘개소리(BULLSHIT)’에서는 무대 위에 로봇 개가 등장해 차원이 다른 고품격 무대를 꾸몄다.
여기에 최근 발매한 정규 3집의 수록곡인 ‘테이크 미(TAKE ME)’와 타이틀곡 ‘투 배드(TOO BAD)’, 4번 트랙인 발라드 ‘드라마(DRAMA)’ 무대가 이어져 콘서트 열기는 정점에 다다랐다. ‘테이크 미’ 무대에는 계단 형태의 돌출형 리프트가 무대 위로 올라와 눈길을 끌었고, ‘드라마’는 국악소리가 송소희의 컬래버레이션 버전 무대로 펼쳐졌으며 여기에 발레리나가 등장해 눈과 귀를 더욱 즐겁게 했다.
앙코르에서는 다채로운 테크기술의 등장해 관심을 샀다. 드론으로 형상화된 지드래곤의 초상이 밤하늘을 수놓는가 하면, AI 팬 콘테스트를 통해 선별된 AI 영상이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기도 했였다. 일요일 공연에서는 태양, 대성이 지드래곤과 함께 ‘라스트 댄스(LAST DANCE)’,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무대를 꾸미며 현장을 찾은 팬들의 폭발적인 함성을 자아냈으며, 역대급 폭죽 이벤트로 대미를 장식했다.
무엇보다 지드래곤은 예기치 못한 기상 악화에 공연이 지연된 데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날씨가 추운데 공연을 늦게 시작해서 죄송스럽다”면서 시그니처 포즈인 90도 각도로 연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에 그는 차원이 다른 다양한 볼거리를 더한 무대들과 밴드 편곡 등으로 추운 날씨 속에 자리해 준 이들을 위해 고퀄리티 콘서트를 선보이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다.
더욱이 그는 “근래 이런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는데 오늘 나의 꽃밭이 참 예쁘다”라면서 8년여 만의 공연을 찾아준 팬들에 대한 사랑을 내비친 데 이어, “내년에 우리(빅뱅)가 스무 살이다. 스무 살이 되면 성인식 해야 되니까 섹시한 성인식을 구상 중이다”라며 빅뱅의 20주년 컴백을 예고해 기대를 더했다.

특히 이튿날 공연에서는 빅뱅 멤버들과 앙코르가 끝난 후에도 팬들과 대화하며 아쉬움을 이어갔다. 8년여 만에 개최된 지드래곤의 콘서트에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팬들은 "8년 만의 콘서트 실화? 백번을 해도 천번을 해도 갈 테니 제발 열어주세요. 행복이었다” “빅뱅 완전체 보다가 오열할 뻔”, "GD와 씨엘 조합 너무 고트했다", “GD는 GD했고 그 옆에 빛나는 수많은 데이지들이 너무 예뻤다”, “돌아와줘서 너무 고맙다. 정말정말 추웠지만 너무너무 행복했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국 공연을 성료한 지드래곤은 오는 5월부터 전 세계를 돌며 세 번째 월드투어 ‘Übermensch’를 이어간다. 5월 10~11일 양일간 도쿄를 시작으로 불라칸, 오사카, 마카오, 타이페이, 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 홍콩 등 아시아 8개 도시를 찾는다.